※ 본 포스트는 2017년 12월 15일에 처음 작성되어 2018년 2월 1일에 재등록함. 맥북프로를 팔았다. 그 맥북은 필자와 약 6개월 정도를 함께 했고 지금은 부산에 거주중인 어느 중고나라 유저와 함께하고 있다. (맥북을 거래했던 그 중고나라 유저분은 참 매너가 좋은 분 이었다. 이자리를 빌어서 좋은 거래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맥북프로를 팔고 윈도우로 복귀한 이유는 당연히도 여러가지가 있겠고 그 이유는 독자들이 지금 예상하고 있는 그것과 같은 이유 일것이다. 맥북프로는 참 잘 만든 랩탑이다. 하드웨어적으로도 소프트웨어적으로도 참 잘만든 IT기기다. 하지만 한국에서 또는 윈도우 천하의 이 세상에서 사용하기에는 몇가지 인내와 감수를 필요로 했다. 몇 가지 나열해 보겠다.
팔기위해 중고나라에 올린 사진이다.
1. 역시 호환성 문제
이 호환성이라는걸 운운 한다는게 참 아이러니 하다.
왜냐하면 기준이 윈도우이기 때문이다.
윈도우가 뭐 최초의 OS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점유율 - 특히 한국에서는 - 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로 윈도우에서 되는 어떤 '형식'이 타 OS에서 똑같이 되지 않으면 '호환성이 좋지 않다'고들 얘기한다.
나는 그 입장과는 조금 다르다.
타 OS에서 윈도우와 같은 형식을 바란다면 왜 타 OS를 이용하겠는가.
애초에 맥북프로를 구입 할 때부터 윈도우와의 호환성은 바라지 않았다.
맥OS가 어떤 것인지 충분히 조사 해보고 구입했고 '부트캠프'를 이용해 윈도우를 추가로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것 까지 알고 구입했었기 때문이다.
이미지출처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느낀것은 필자가 맥OS 보다는 부트캠프 윈도우에 더 많이 상주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필자는 현재 직장인이면서 동시에 한국방송통신대 영문과에 재학중이다.
한 학기에 6과목의 동영상 강의를 들어야 하는데 비교적 최근연도에 만들어진 강의는 맥OS에서도 문제없이 구동되지만 약 3~4년 전에 만들어진 강의는 윈도우에서만, 그것도 익스플로러에서만 재생된다.
처음에는 맥에서도 구동되는 3개의 강의는 맥에서 시청하고 맥에서 구동불가한 강의는 윈도우로 넘어가서 시청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넘어다니는 '귀찮음'을 피해서 윈도우에만 상주하게 되었다.
결국 '이럴거면 뭐하러 맥을 사용하는가'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2. 애플에서 만든 소프트웨어의 환상이 사라지다.
애초에 맥을 구입한 가장 큰 이유는 비디오 편집 소프트웨어인 아이무비와 워드프로세서 소프트웨어인 페이지스 때문이었다.
스마트폰 초창기 시절부터 꾸준히 아이폰만을 사용해 왔던 필자는 이 두 소프트웨어를 자주 사용했었고 그 편리함과 깔끔함에 감탄했었다.
그 사용자 친화적이며 있어야할건 다 있고 없을건 없는 인터페이스들과 기능들은 스마트폰 뿐만이 아니라 랩탑으로도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맥북을 구입했지만 막상 사용해 본 후 어느정도 실망 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같은 소프트웨어이지만 스마트폰과 맥북의 기능적 차이는 굉장히 클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디스플레이 크기부터 큰 차이가 있고 입력 도구도 스마트폰은 터치 1개뿐 이지만 맥북은 키보드와 마우스 - 또는 트랙패드 - 이렇게 2개인데 기능적 차이가 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리 무리가 아니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능적으로 약간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단지 스마트폰에서는 아래에서 끌어올리고 또는 위에서 끌어내려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들이 더욱 커진 화면 출력으로 인해 끌어올리고 내리지 않아도 화면 여기저기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것, 그 이외에 큰 차이점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냥 스마트폰 앱을 PC에서 사용하는 느낌일 뿐이었다.
스마트폰에서는 '있을건 있고 없을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소프트웨어를 PC에서 사용하기에는 '없는게 좀 더 있었어야'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PC의 소프트웨어를 스마트폰으로 너무 잘 이식했던 것 같다.
하물며 이제는 맥이 아닌 윈도우에서도 아이클라우드 계정만 가지고 있다면 언제든지 애플에서 만든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 물론 아이무비는 제외하고 페이지스, 넘버스, 키노트등- 를 웹상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맥을 소유하고 있는 유저로서 커다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계속 사용하려고 했었다.
맥OS와 윈도우를 넘나드는 행위는 때론 불편하고 귀찮았지만 한편으로는 두개의 OS를 사용함으로서의 편리함도 있었다.
그리고 그 깔끔한 마감의 하드웨어, 끝내주는 해상도, 사용자 친화적인 맥OS, 깜짝 놀랄만한 스피커 사운드, 때론 마우스보다도 더 편한 트랙패드, 게다가 어디에서도 눈에 띄는 뽀다구.
맥북프로는 하드웨어 적으로도 소프트웨어 적으로도 정말 잘 만든 랩탑이었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필자가 만일 음악을 만들고 편집하거나 영상을 제작하고 편집 -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 하거나 또는 전문적으로 글을 쓰고 편집하는 일을 하는, 그런 전문적이고 예술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또 하나의 윈도우 랩탑을 구입하는 한이 있더라도 맥북을 계속 사용했을 것이다.
맥북은 그런 전문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정말 잘 만든 랩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에게 있어서 랩탑 또는 PC란 학교이고 교수님이며, 강의 교재이고 노트이며, 은행이고 증권거래소이며, TV이고 영화관이며, 때론 게임기이다.
즉, 필자는 일반적으로 PC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유저들과 별반 다를게 없는 사람이다.
위에서도 언급 했었다시피 맥북을 사용하면서 맥OS 보다는 윈도우에 더 오래동안 상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부팅캠프에 윈도우를 인스톨해 사용함에 있어서 와이파이가 - 유선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 - 주기적으로 끊긴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인스톨 과정에서 뭔가 실수가 있었겠지'하고 넘어갔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이 개선할 수 없는 또는 개선 될 수가 없을 수도 있는 문제점이란 점을 인식해 가면서 점점 실망감도 커져갔고 이 때문에 윈도우를 7번 정도 새로 인스톨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랜 시간동안 한국어는 물론이고 일본어와 영어로 된 웹페이지들을 뒤져가며 원인과 해결방법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부트캠프에 설치한 윈도우10을 지우고 윈도우7으로 다운그레이드를 하려고도 했으나 아쉽게도 맥북프로 터치바 버전은 윈도우10만 설치가 가능했다.
나중에서야 '맥북 유저들의 모임'과 같은 한 카페에서 나와 같은 증상을 겪는 유저들이 나 하나 뿐만이 아니라는 점과 또 그 수가 상당히 많다는, 부트캠프 윈도우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하나같이 모두가 겪고 있고 감수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된 시점에서 필자는 커다란 실망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맥북은 맥OS에서 사용되도록 만들어진 하드웨어이고 맥OS는 맥북 - 또는 그 밖의 맥PC들 - 에서 사용되도록 만들어진 OS이다.
그런데 그런 하드웨어에 윈도우를 깔고 사용하니 이것은 아이폰에 안드로이드를 깔고 사용하는 것과 별반 다르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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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완벽히 호환 될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다른건 둘째 치더라도 와이파이 네트워크의 주기적 단절은 좀 심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애플에 컴플레인을 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물론 애플측에서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고 또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고는 있다.
실제로 필자가 맥북을 사용하던 약 6개월 동안 몇 차례의 부트캠프와 무선 네트워크 하드웨어 장치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있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애플 뿐만이 아니라 마이크로 소프트 측에서도 인식하고 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알고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는 미지수였고 필자의 인내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생각 해보라.
기말고사는 다가오고 있는데 강의 듣다가 와이파이 문제로 강의 창을 닫고 새로 열어서 방금 들었던 부분을 찾아서 다시 학습을 시작하는 수고를, 게다가 그 수고가 일반적으로 1시간짜리 강의 한번 듣는데 4~5번 반복한다는 것을.
물론패러럴즈또는버추얼박스도 대안으로 생각했으나 OS 안에 OS를 인스톨하고 사용하는 그런 것은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사용 하더라도 그 어떤 것도 완벽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것은 내가 꿈꾸던 '맥 라이프'가 아니었다.
좀 더 윤택한 생활을 꿈 꾸고 맥을 구입했지만 스트레스가 계속 쌓였다.
결국 맥을 떠나 보내기로 결심했고 멋진 디자인과 더불어 성능도 타협하지 않은 랩탑을 찾다가 HP의 스펙터 13 이라는 제품을 구입하게 되었다.
예전에 맥북이 있었던 자리에 지금은 스펙터13이 위치하고 있다
맥에서 윈도우로 넘어온지 이제 약 한달가량 되었다.
다행히도 기말고사는 A 두개를 포함한 무난한 성적으로 6과목 모두 통과했다.
지난 6개월간 맥과 함께한 경험은 정말 특별했다.
그 미려한 디자인과 깔끔한 마감의 하드웨어, 깜짝 놀랄만한 사운드, 밝고 엄청난 해상도의 모니터, 그리고 사용자 친화적인 맥OS등등.
맥북프로는 정말 특별한 랩탑이다.
하지만 난 전문 사용자가 아니다.
차후에 맥의 점유율이 더 늘어서 맥에 윈도우를 인스톨하지 않고도 사용함에 있어서 아무 문제가 없는 시대가 온다면 난 다시 맥북을 구입 할 것이지만 적어도 지금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스펙터13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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