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일상

그 큰 대리석은 누가 가져다 놓은 것일까?

crazy_writer 2017. 11. 4.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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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사당동에 살고 있다.

출퇴근시에는 물론이고 수시로 총신대입구, 이수역을 이용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남성시장을 통과해서 이동하는게 안전하다.

그 옆의 먹자 골목에는 차들이 많이 다녀 좀 위험해서 오히려 사람 많은 시장을 통과하는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필자가 살고있는 지역에서 남성시장을 들어서기 위해서는 수제 맥주집과 빙수집 사이에 있는 좁은 골목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 골목은 여느 다른 곳의 많은 골목들과 마찬가지로 폐지를 모아서 파는 어느 할머니의 리어카가 놓여있다.

이 리어카는 물론 골목의 양쪽 입구, 어느 쪽에서나 들어서고 또 나가고를 하루종일 반복한다.

그런데 약 한 달 정도 전이었던 것 같다.

이 골목의 중간 부분에 커다란 대리석이 놓여 있었다.

이 것은 누가 봐도 누군가 일부러 그 자리에 가져다 놓은 것이다.

대리석에 함부로 치우지 말라고 경고문 까지 붙어있었으니 말이다.

필자와 같은 젊은 사람이야 휙 하고 단숨에 넘어다니면 그만이지만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에게는 단 몇 십 센티미터의 장애물 조차도 굉장히 넘기가 힘들때가 있다.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연세가 아주 많으신 어르신들이 거의 엎드리다시피 해서 손으로 그 대리석을 짚고 넘어가는 것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물론 폐지를 모아 팔아서 생활하시는 그 할머니는 리어카를 끌고 반대쪽으로만 돌아다녀야 하는건 두말 할 나위가 없고 말이다.

 

 

남성 시장에서 이 골목의 입구에 들어서면 우측에는 국수집이 있고 저만치에 그 대리석이 보인다.

 

 

 

그나마 사람이 아예 지나다닐 수 없게 벽을 쌓아놓지는 않아서 다행이라고나 해야하나?

대리석의 아래쪽을 보면 쉽게 치울 수 없도록 세멘트를 발라 놓은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리고 대리석 너머로 폐지가 실려있는 리어카도 보인다.

 

 

가까이에서 보면 사유지 재산을 함부로 치우면 형사고발조치 된다는 경고문이 붙어있다.

 

 

반대쪽에서 본 모습이다.

물론 먹자골목에서 남성시장으로 통하는 길이 이 골목 하나뿐인건 아니다.

이 골목 양 옆으로 한 블럭씩만 더 가면 또 골목들이 있고 그 옆에도 통하는 길은 또 있다.

하지만 필자가 궁금한건 누군가는 왜 이런 선택을 했어야 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상태에서 불특정 대상인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의문점은 굳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 방법 밖에는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어떤 이유가 있는지, 또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세상은 넓고 요지경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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